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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 대하여/기획 정리

놀이(게임)의 기초

Hezin_Shield 2023. 3. 20. 13:29

놀이(게임)이라는 것의 정의는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다만 놀이(게임)의 기초는 변하지 않아 왔다.

생존을 위한 놀이부터 유흥을 위한 놀이,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불리기까지 그 근본은 변하지 않았다.


놀이(게임)는 기호와의 융합에서 시작되었다.

간단한 기하학적 도형과 놀이가 융합된 단순한 구조에서 시작되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호가 가질 수 있는 표현력이 확장되며 발전하였다.

기호라 하면 부호, 문자, 표 등을 총칭하지만,

여기서는 조금 더 넓은 의미로 일정한 내용을 가리키기 위해 이용되는 표시로 본다.

 

ex. 체스에서 각 말들은 폰,나이트,룩 등 다양한 기호로 여겨지며 의미(규칙)를 담고 있다.

ex.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아이템 등은 저마다의 기호로 표시되고 있고 간단하거나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기호와 의미의 연결로부터 놀이가 시작되었다.

결국 각각 정의된 기호를 익히고 의미를 배우고 활용하면서 놀이를 즐긴다.


그렇기에 놀이(게임)는 결국 학습이다.

학습이 포함되지 않은 게임 플레이는 더 이상 재미가 없다.

호기심이 없어진다면 점점 지루해지고 결국 플레이를 그만둔다.

 

그렇기에 게임에서의 학습은 단계적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플레이어가 적절한 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레벨 디자인을 한다.

 

https://www.gamedeveloper.com/design/four-tricks-to-improve-game-balance

플레이어는 그 레벨 디자인을 따라오면서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이 부분이 게임의 핵심 중 하나다.

[적정 레벨 디자인]을 지키지 않는 게임들도 있지만, 그런 게임들은 다른 주제로 다루도록 할 예정이다. (ex. 다크소울)

 

게임을 학습해서 이해하고,
이해해서 숙달하고,
숙달해서 잘할 수 있게 되면,
게임이 재미있어진다.

 

위의 논리는 사실 [게임]이라는 말을 빼더라도 성립한다. (피아노, 수학, 과학, 역사…)

사람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무언가를 배우고 잘하게 되면 흥미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다른 것들보다 게임에서 더 ‘쉬운’ 끌림을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게임에서의 필수요소인 피드백 때문이다.

다른 것들도 피드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당연히 피드백이 있다.

수학을 잘해서 문제를 잘 풀면 성적이 올라간다.

피아노를 잘 쳐서 하나의 곡을 완주할 수 있게 되면 다른 곡을 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위의 예시들은 수많은 연습 시간이 필요하고, 결과라는 피드백 또한 긴 시간 후에나 나오게 된다.

하지만 게임은 조금 다르다.

간단한 모바일 퍼즐게임의 경우, 한 판에 1~2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한 판을 하고 나면 바로 피드백을 준다.

조금 이해가 가는가?

공부를 몇 주, 몇 달 동안 꾸준히 하고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

혹은 몇 달 동안 고생해서 일을 마무리하고 직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

이것과 대비해서 게임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너무나 빠르다.

 

*사실 수학 공부와 일 모두 잘해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못 받을 수 도 있다.
100점이 아니라고 혼나는 것과 더 잘할 수 있었다며 수고했다는 간단한 말조차 못 들을 수 있다.
이 얼마나 힘든 삶인가.

 

이런 [클리어]라는 피드백 말고도, 놀이에서는 상호작용 하는 모든 것이 피드백 덩어리이다.

주사위를 굴리거나, 버튼을 누르면 즉각 새로운 무언가가 발생한다.

 

또한 그 결과로 새로운 것을 진행할 수 있게 되거나, 결과에 가치를 부여해서 눈앞에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놀이(게임)의 강력한 피드백 덕분에 똑같이 ‘학습’에서 기인했음에도 어떤 것은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이 되어 버리고,

어떤 것은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이다.

 

사람은 보상이 따르는 행동에 집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어떤 피드백(보상)을 줄 것인지, 어떤 빈도로 줄 것 인지, 고민하고 설계한다.


플레이어를 단계적으로 학습시키고,

그에 따른 확실한 피드백(보상)을 준다.

그래서 재미있다.

그래서 계속한다.

그것이 놀이(게임)이다.


[라프 코스터,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

[와타나베 슈우지,나카무라 아키노리, '왜 게임에 빠질까']


- 잡담

*이 부분에서 게이미피케이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사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단계적 학습과 피드백이다.

그래서 아동 학습 과정 중, 게이미피케이션을 이용해서 학습의 결과에 따른 보상을 주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럴 때 가장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보상]이다.

놀이(게임)에서는 절대 보상을 변경하거나 주지 않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성한 규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터무니없는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는 사례도 있다.

혹은 이번에 말고 다음번에도 잘하면 주겠다고 약속을 미루게 된다. 이 부분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보상 프로세스이다.

결국 그 아이는 자신의 학습과 피드백(보상)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 학습은 그만두고 다시 그 절대적인 규칙을 지켜주는 게임 속으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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